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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 전문가들이 AI, K뷰티, 개인정보보호, 경영전략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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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가 끝났다. 시험도 끝났고 성적도 매겨졌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제부터다. 이번 학기 학생들은 무엇을 배웠나. 우리는 그 배움을 어떻게 확인했는가. 교육에서 평가는 생각보다 훨씬 큰 힘을 갖는다. 학생은 평가를 생각하며 공부하고, 교사는 평가를 염두에 두고 가르친다. 그래서 'Teach to the Test'라는 말도 생겼다. 평가를 바꾸지 않고 교육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좋은 평가는 교육목표와 맞닿아 있어야 한다. 창의성을 기르겠다면서, 정답 하나를 찾는 객관식 시험만으로 평가한다면 교육의 방향 자체가 흔들린다. 협력을 강조하면서 상대평가로 학생들을 줄 세우면 학생들은 협력보다 경쟁을 배운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목표와 교육내용, 교수·학습, 평가는 하나로 정렬돼야 한다. 최근 생성형 AI의 확산은 평가를 더욱 중요하게 만들었다. 교육 생태계의 '판'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AI를 활용해 정보를 탐색하고, 여러 관점을 비교하며, 사고를 확장한다. 주어진 지식을 암기하는 것보다 질문하고 탐색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근로자와 협력업체, 소비자, 지역사회까지 함께 책임지는 사회적 존재인가. 홈플러스 사태는 우리에게 이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홈플러스의 위기는 단순히 온라인 유통의 성장과 소비 패턴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과도한 차입에 의존한 인수, 단기 수익을 우선한 경영, 지속적인 투자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무엇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보다 투자수익을 앞세운 사모펀드식 경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사모펀드(PEF)는 원래 자본시장의 중요한 축이다. 부실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경영혁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사모펀드의 성공적인 기업 투자 사례는 적지 않다. 문제는 투자수익이 목적이 아니라 탐욕으로 변질될 때다. 기업은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잃고, 자산은 매각되며,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과 디지털 전환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결국 남는 것은 경쟁력을 잃은 빈껍데기 기업이다.
미국 나스닥에 양자컴퓨터 기업들의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6월 퀀티누엄에 이어 7월에는 핀란드의 IQM도 상장되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순수 양자컴퓨터 기업은 여섯 곳으로 늘어났다. 한동안 인공지능(AI)에 집중됐던 자본시장의 관심이 양자컴퓨터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6월 23일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8년까지 세계 최초의 과학 연구용 오류내성(Fault-Tolerant) 양자컴퓨터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과학과 산업의 문제 해결 방식을 혁신하겠다는 '퀀텀 제네시스(Quantum Genesis)'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양자컴퓨터의 큰 문제는 오류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작은 잡음에도 계산 결과가 쉽게 바뀌고, 한 개의 안정적인 논리 큐비트를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물리 큐비트가 필요하다. 오류내성 양자컴퓨터는 양자 기술의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져 왔다. 미국은 2028년이란 구체적인 목표를 통해 기술적 자신감과 국가 차원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계획이 양자컴퓨터 개발 자체보다 이를 활용해 과학과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동통신은 약 10년마다 새로운 세대로 발전해 왔다. 1980년대 1G(generation)는 음성통화만 가능했으나, 1990년대 2G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문자메시지를 가능하게 했다. 2000년대 3G는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했고, 2010년대 4G는 스마트폰을 통해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를 열었다. 5G는 초고속·초저지연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 팩토리 같은 산업 서비스의 기반을 만들었다. 이처럼 이동통신은 음성에서 데이터·멀티미디어로, 다시 산업·AI 융합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왔다. 203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는 단순히 인터넷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은 AI와 통신의 융합을 6G의 핵심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또한 통신망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센서 역할을 하고, 지상 기지국뿐 아니라 위성까지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끊김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한마디로 6G는 빠른 통신을 넘어 AI가 작동하는 지능형 인프라가 되는 것이다. AI와 6G 융합은 두 방향으로 이뤄진다.
돈은 흐르는 물과 같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자본 역시 수익률을 좇아 이리저리 움직인다. 돈에는 칸막이가 없다. 최근 관측되는 증시 자금의 부동산 시장 진입도 이 유동성의 속성이다. 하지만 이를 '자본의 선순환'으로만 포장하기는 어렵다. 증시 호황의 과실이 금융시장에 장기 자본으로 머물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의 자본 공급원이 되면서 가격 불안으로 이어지는 부메랑이 될 수 있어서다. 자금의 이동은 숫자로 드러난다. 올해 1~4월 주택취득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 주택 매입에 쓰인 주식·채권 매각 대금은 3조 7255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주택시장의 핵심 수요층인 30대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주식과 채권을 가장 적극적으로 팔아 집을 샀다. 투자 지능이 남다른 이들은 금융상품인 주식과 준 금융상품인 아파트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자산이라는 하나의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철저하게 저울질한다. 주식과 부동산을 오가며 수익률에 따라 민첩하게 베팅하는 세대다. 그런 측면에서 이들은 부동산 친화적 세대보다 투자 친화적 세대에 더 가깝다.
정년 65세 법제화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인구 구조의 시계는 누구의 사정도 봐주지 않고 빠르게 흐른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와 국민연금 수급 연령의 미스매치로 발생하는 '소득 공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정년 연장은 선택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떻게, 어떤 속도로 할 것인가"다. 그러나 노동시장과 기업의 시계는 전혀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한국의 임금체계는 여전히 연공급 중심이다. 이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정년만 5년 연장하는 것은 고임금 구간을 5년 늘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노동계는 임금 유지와 일괄 상향을, 경영계는 재고용과 임금 조정을 주장하며, 청년층은 신규 채용 축소를 우려한다. 누구의 주장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 방식으로는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벽은 일률적 임금피크제다. 일정 연령이 되면 직무와 무관하게 임금을 깎는 방식은 수용성과 성과 모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같은 일을 하면서 임금만 줄어드는 구조는 자존감을 훼손하고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한 국가와 문명은 가장 위대한 교역국이었다. 티베트 왕국과 중국 왕조 본토를 잇던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거대한 교역로, '차마고도(茶馬古道)'가 좋은 예다. 해발 4000m가 넘는 척박한 고원의 주민들은 기름진 육식 위주의 식생활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비타민 결핍을 보완하고 지방을 분해해 줄 차(茶)와 국가 전매품인 소금을 필요로 했다. 반면 끊임없이 전쟁을 치러야 했던 중국에게는 국방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투력의 핵심인 티베트 지역의 튼튼한 말이 절실했다. 차마고도는 단순한 교역로를 넘어 지속가능한 공존의 네트워크였다. 현대 과학기술의 스핀오프(Spin-off)와 스핀온(Spin-on) 역시 이러한 상호 협력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Win-Win 원리라는 점에서 차마고도와 궤를 같이한다. 예로부터 군사기술과 민간기술은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발전했다. 초기에는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 투입된 군의 연구개발 성과가 민간으로 확산되어 혁신을 이끄는 스핀오프가 주를 이루었다.
6·3 지방선거가 끝났다. 하지만 여진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정치권과 언론은 2030 세대 표심을 둘러싸고 다양한 분석과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젊은 층의 정치적 선택에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가는 논의를 지켜보며 아쉬움이 남는다. 청년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어떤 내일 꿈꾸는지에 대한 이해와 공감보다 다음 선거에서 이들의 표를 어떻게 얻을까에 더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청년들을 하나의 단어로 규정하기 어렵다. 다만 분노와 좌절의 정서가 읽힌다. 젊은 세대는 공정한 경쟁과 정당한 보상을 기대한다. 성실하게 배우고 꾸준히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맞이할 수 있는 사회를 바란다. 그러나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 나라 경제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고 세수도 늘어난다는데, 정작 자신의 앞날은 불투명하다고 말한다. 취업 문턱은 여전히 높고, 원치 않게 '쉬었음' 상태에 머무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 바라던 삶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불만과 좌절을 낳기 마련이다. 관건은 우리 사회가 청년들의 처지와 감정을 진심으로 들여다보고 있는가이다.
채용비리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조직이 충분한 혁신 없이 또다시 부실관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우연일까. 아니다. 내부통제가 무너진 조직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필자는 저서 '별에서 온 감사(Audit)'에서 바로 이 점을 경고했다. 감사 기능이 형식화되고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조직은 결국 신뢰를 잃고, 그 대가는 조직을 넘어 사회 전체가 치르게 된다고 말이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비리 문제를 분석하며 내부통제 부실과 폐쇄적 조직문화가 초래할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경고는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선관위를 둘러싼 투표지 부족 사태와 부실 선거관리 논란은 단순한 행정착오가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핵심 기관의 관리 역량과 책임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문제가 일회성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감사원 감사에서 선관위는 대규모 채용비리와 각종 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특혜채용, 채용절차 왜곡, 인사관리 부실 등은 특정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 전반의 내부통제 실패를 보여주는 징후였다.
작가들은 자신의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 과학자는 종종 그와 반대다. 과학자들은 동료들의 연구 데이터에는 늘 호기심이 많으면서도 자신의 연구 데이터를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는 꺼리는 경우가 많다. 16세기 말 함께 연구했던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와 요하네스 케플러도 예외가 아니었다. 튀코 브라헤(1546-1601)는 망원경이 아직 발명되기 전에 대규모 천문관측소를 세운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우라니보르크 천문관측소 겸 연구시설을 짓고 수십 년 동안 꾸준히 밤하늘을 관측했다. 놀랍게도 브라헤는 망원경 없이도 관측오차를 1분각(1/60도) 수준까지 줄인, 인류 역사상 가장 정확한 천문자료를 남겼다.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는 1600년 브라헤의 연구팀에 합류했다. 행성 운동 법칙을 연구하던 케플러에게는 브라헤의 관측 데이터가 꼭 필요했다. 그러나 브라헤는 자신의 핵심 관측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엄격히 통제했다. 1601년 브라헤가 사망한 후에야 케플러는 방대한 관측 자료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최근 미국과 이란과의 전쟁, 미·중 기술 패권 경쟁, 그리고 앤트로픽의 미토스라는 강력한 인공지능(AI) 출현은 AI 규제 거버넌스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 AI는 전쟁 등 갈등 국면에서 드론 통제, 표적식별 및 타격, 사이버 공격과 방어, 무인체계 운용 등 거의 모든 영역에 활용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주요국의 AI 규제 거버넌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가 안보와 산업의 핵심 역량이 되면서 규제보다 경쟁력이라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강력해진 AI의 윤리적·안보적 위험에 대한 통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에 각국은 AI를 안보 인프라이자 전략산업으로 간주하면서도, 위험 관리와 안보 확보를 위한 규제 거버넌스를 설계 중이다. 지난 6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첨단 인공지능 혁신 및 안보 증진(Promoting Advanced Artificial Intelligence Innovation and Security)'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과 한국 대학의 경쟁력 사이에는 분명한 격차가 존재한다.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상위권 경쟁력을 보이지만, 한국 대학 가운데 세계 50위권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종합대학은 드물다. 한국 경제는 수출 중심 산업화 과정에서 대기업을 축으로 성장해 왔다. 반면 대학은 산업 전략의 핵심 연구기관이라기보다 교육 중심 기관으로 운영되어 왔으며, 연구 경쟁력 축적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뎠다.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며 성장했지만 대학은 미래 산업 경쟁을 전제로 한 글로벌 연구 생태계를 충분히 구축하지 못했다. 미래 산업 시대의 대학 경쟁력 전략에는 여러 모델이 존재한다. 하나는 특정 분야에 연구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대학 전체의 학문 생태계가 함께 성장하지 못하면 대학은 '성장의 데드존'에 빠지게 된다. 『지식의 제국』의 저자 로버트 라이시가 강조하듯, 혁신은 개별분야가 아니라 학문 간 연결과 축적 속에서 나온다. 스탠퍼드와 MIT는 공학과 자연과학뿐 아니라 경제학·정치학·법학 등 인문사회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경쟁력을 갖춘 종합 연구대학이다.